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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0-09-14 18:00
도예가 홍금란 ( 인터뷰 - 1 )
 글쓴이 : 편집부
조회 : 6,229  

전통적 기법과는 다른 독특한 기법으로 다관을 만들고 있다는 작가가 있어서 방문을 했다. 일산의 한 아파트 근처에 있는 작업장은 그 아파트들이 만들어 지면서 자연히 형성된 야지에 있었다. 도시 속의 섬처럼, 개발과 멀어진 야지에는 숲과 우거진 풀들로 인해 여느 시골과 다름이 없었으며, 그야말로 등잔 밑의 어둠같이 소외된 곳이었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도시에서는 결코 기대할 수 없는 적막과 고요를 누리고 있었다.

작업실은 오래된 구택을 수리해서 처음의 모습과는 판이한 세상을 만들어 놓았단다.원래는 어느 공장의 종업원들이 되는 대로 지내다 버려진 곳을, 주인에게 허락을 받고 남편이 혼자 고생을 해서 만들어준 작업공간 이었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 만들어 진 곳 치고는 오목조목하게 잘 정돈이 되어 있었고, 작가의 거처답게 아기자기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마당에는 용도 폐기된 우물가에 터무니 없이 큰 잎사귀를 가진 오동나무 한 그루가 어딘지도 모르고 솟아 있었다.




질문 : 지금 여기서 주로 작업하고 계시는 작품은 어떤 겁니까? 작품의 성격이라든지...

홍금란(이하 홍) : 제가 지금 사사 받고 있는 선생님이 예전에는 조형 작품도 하신 분인데 지금은 거의 다기 류 작업을 많이 하세요. 선생님의 그런 칼라가 배우는 제자들 한 테는 상당히 진하게 작용하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저도 지금은 주로 생활 자기 쪽을 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그다지 저하고 성향이 안 맞아서 그 좀 부족한 마음에 건방을 떨기도 했었는데, 하다 보니까 이 속에서도 내가 뭔가를 찾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지금은 계속 거기서 작업을 하고 있지요.

개인적으로는 주전자를 좋아해요. 다기뿐만 아니라 주전자라는 것은 총칭해서 한자로는 주자라고 얘기하거든요, 주전자만 가지고 전시하는 주전자 회라는 모임도 있어요.

질문 : 그럼 이곳에서는 그 선생님이 활동하는 스타일 하고 주전자에 대한 자기 개성적 작업하고, 둘 중에서 주로 어떤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습니까?

홍 : 전반적으로 작업을 하긴 하는데, 저희 그 공방과 연계선상에 있기 때문에 분리된 작업은 지금은 할 수가 없어요. 1년의 일정이 타이트하게 돌아가고 있는데, 벌써 4월 달에 한 차례 작업을 한 것이 있었거든요. 5월 달에 또 했어요. 7월 달에도 지금하고 있어요, 11월에 또 있고요.

이렇게 선생님의 커리큘럼 하에 돌아가기 때문에 선생님 작업장에서 하는 작업 따로, 제 작업 따로 구별이 안되요.

질문 : 그럼 제작 방법이 특이하다는 다기에 대한 이야기를 좀 들려주시지요.

홍 : 대동다관이라고 하는 것인데요.

지금 완성단계는 아니고, 저희도 미흡한 점이 있어서 정점을 향해 계속 연구를 해가고 있는 기법입니다. 그 이름도 선생님이 만드셨어요. 큰 대자 에다가 동녁 동자, 큰 한국의, 동양 속의 한국, 뭐 이런 개념도 들어있고 또 선생님 작업장이 있는 동내가 대동리 예요. 파주시 탄현읍 대동리 거든요. 사실 그 대동리는 동네 동자이지만 그렇게 지명하고도 연관이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요.

그렇게 해서 대동다관이라는 이름이 만들어 졌는데, 기법의 탄생에 대한 설명을 드리자면 2년 전에 그 계기가 있었습니다. 저희 작업장에서는 연세 드신 분들이 많은 편이고 또 그 분들이 여자들이세요. 그러다 보니.. 물레 작업 이라는 것은 사실 굉장히 힘든 작업이잖아요.

선생님도 자꾸 나이가 들어가시고 우리 회원들 나이도 적지 않은 편이다 보니까, 이걸 신체적인 부담을 덜 받으면서 작업할 수 있는 것이 없겠냐 하다가, 자사호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 자사호 기법은 물레를 안 쓰거든요. 우리가 옷을 지으려면 천을 놓고 제단을 하잖아요. 그것처럼 흙을 얇게 판으로 치고 재단을 합니다.

이건 설계도가 있어요. 그래서 내가 어떤 형태로 만들겠다 그렇게 설계를 하고 재단을 해서 만드는 작업이지요. 처음에는 그런 말만 들었지 한번도 눈으로 확인한 바가 없기 때문에 그게 가능할까 생각도 했어요.

질문 : 자사호라면 중국 다관?

홍 : 네, 상해에서 2시간 떨어진 곳에 이싱이라는 지역이 있어요. 중국에서는 그 이싱에서만 자사호를 만듭니다. 그런데 뭐 요즘은 홍콩이고 대만에서 이미테이션을 만들기도 해요. 그렇지만 진품은 역시 그 이싱에서만 만드는데 그 이유가 바로 자사토 때문입니다. 이건 흙이 아니고. 광석 이예요.

수 천년 묵은 그 돌을 분쇄를 해가지고, 우리 말로 하면 숙성인데 풍화를 거치는 등, 여러 과정을 거쳐서 이 자사호를 만들 수 있는 흙을 만들어요. 우리 전통 기법은 초벌을 하고 건조한 다음에 유약을 입혀서 재벌을 하고 그러잖아요. 이건 시유 안 한 거거든요. 유약을 안 입히고 한번만 구워요.

그대신 1200도에서 구워요. 그 이상을 넘어가면 못 견디고 터져요. 우리 가마에서도 구워봤는데 역시 터지더군요.

질문 : 그럼 자사호를 만들고 있는 것입니까?

홍 : 우리는 자사호를 만들겠다는 것이 아니라, 자사호를 만드는 기법을 익히고 싶어서 중국에서 그 기술을 가진 공예사를 섭외를 했지요.

중국에는 고급 공예사 일반 공예사등, 성에서 정하는 등급도 있고 나라에서 정하는 국가수준의 등급이 있다고 하는데, 이싱에는 자사호로 먹고 사는 사람이 2만명 이 있다고 그래요. 대대로 이 업에 종사를 한다고 합니다. 우리가 섭외한 사람은 그 중에서도 범씨 집안, 범가 호장이라고 자사호를 만드는 큰 조직에 속한 사람인데, 그 중에서도 한 백 손가락 안에 드는, 상당히 등급이 높은 사람이었어요.

그 사람은 단지 우리 앞에서 시연을 하겠다는 생각으로만 온 거였죠. 그런데 그 사람들은 해외로 시연을 나가거나 할 때에는 딱 요만큼, 5KG 정도만 들고 나올 수 있답니다. 그걸 갖고 우리 보는 앞에서 시연을 했는데 뭐, 우리가 도자기를 만드는 기법하고는 전혀 다른 기법으로 하니까, 이게 도대체 이렇게 해가지고 그릇이 되나 싶었어요.

그러나, 정말 만드는 내내 보면서 경악을 금치 못했어요. 우와 우와 막 그랬는데, 몸통을 만들고 뚜껑을 만들 땐 정말로 뚜껑이 열리는줄 알았어요. 너무나 복잡한 거예요. 정말 우리가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질문 : 기법이 특이했던 모양이군요.

홍 : 아무런 메뉴얼도 없었어요. 그냥 우리가 눈으로 보기만 해가지곤 그 복잡한 공정을 과정을 다 알 수 도 없고, 그래서 제가 앞에서 막 계속 메모를 했어요. 도구들이 이상하게 생긴 처음 보는 도구들도 많은데 그 도구의 이름도 모르지요, 말도 안 통하니까.

그냥 그림 만 그려서 이 도구를 이렇게 한다 뭐 이렇게만 해놓고, 그 다음에는 자를 가지고 그 사람이 할 때마다 다 쟀어요. 그렇게 해서 지금의 메뉴얼을 만들어 놓았어요. 그리고 그것에 의거해서 저희가 작업을 한 것들이 지금 저기에 나와 있는 거라든지, 이쪽 유리 장안에 있는 것들, 그러고 지금 저쪽 전시장에서 하는 것과, 4월달 에 전시한 것들이 다 그거예요.



질문 : 중국의 기법하고 전통적인 기법의 차이가 어때요?

전통적인 기법하고 자사호 기법하고 비교해봤을 적에 각자 어떤 개성이 있는가? 그리고 그 테크닉을 혼용해서 우리 쪽에 어떻게 응용하며 어떤 방향으로 가지고 가볼 것인가?

홍 : 이게 지금 요 자사기법 대로, 저희가 만든 매뉴얼 대로 만든 거예요. 그 사람이 와서 처음 만들었을 때 딱 이 형태로 만들었어요. 이 자사호는 절수는 절대 안됩니다. 우리 녹차는 건식 다음법 이고 그 들은 습식 이예요. 물을 막 뿌리잖아요. 다관이 그 뜨거운 온도를 계속 유지해야만 제대로 된 차 맛을 낼 수 있다고 해서 그렇게 습식으로 하는데, 그러다 보니 차가 다관을 타 내리는 것에 대해서는 전혀 개의치 않지요. 아주 이렇게 박아놓고 쓰기도 하거든요. 우리나라 다도에서 쓰는 숙우라는 게, 이게 지금 숙우거든요. 그들은 이걸 공도배라고 그래요. 그것 것에다 박아놓고 나눠서 쓰고 그러니까 절수는 중요한 요소가 아닙니다. 그것이 우리하고 차이가 있는 것 중의 하나입니다.

이 자사호와 우리다관의 제일 큰 차이는 이 뚜껑이 전혀 미동이 없어요. 단 한치도 흔들림이 없지요.

질문 : 타일 처럼 딱 이가 맞아요 신기하고 재미있군요.

홍 : 저희가 이 이 자사호를 들여와서 대동다관이라는 명칭 하에 만드는 게 지금 말씀 하신 것 처럼 중국 자사기법하고 우리 전통기법하고 믹서를 한 거예요 그게 대동기법 이예요

   

질문 : 믹서는 어떤 것을 어떤 식으로 하려고 합니까?

   

홍 : 그 들은 완전히 흙을 두드려서 옷을 짓듯이 이렇게 하는데…. 이걸 지금 말로 설명해도 도자기 하는 사람들조차 못 알아들어요 보지 않으면 안 되는 거예요

질문 : 완전히 맞춤이네요 완벽한 맞춤, 정밀성.

홍 : 지금 저쪽에 작업을 하다가 중단을 한 것이 있는데.......(작업실로 이동)

물레로 할 경우에는 이렇게 호리병처럼 만들어서 잘라서 붙이거든요. 그런데 이 자사호기법은… 이것을 잠깐 보여드리면. (주전자 주둥이 부분의 제작을 즉석에서 시연했다.)

제가 선호하는 모양이기 때문에 이렇게 만들었지만, 각자 개성대로 만듭니다.

   

질문 : 그러니까 그 기법에서는 재료 보다, 만드는 기법에서 우리 전통기법과의 차이가 있는 것이군요. 재료의 문제보다는…

   

홍 : 재료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우리는 아무리 만들어도 자사호를 만들 수는 없죠. 기법을 같이 한다고 해도 흙 자체가 다릅니다. 그 흙은 반출이 안되거든요. 중국 내에서도 반출이 안 된다고 해요. 우리는 자사호를 만드는 것이 아니고 자사 기법만 가지고 우리 식 제작법에다 믹스 매치를 하는 거죠. 우리는 물레작업으로 다하죠.

질문 : 그런데 이 자사호 제작에 사용된다는 도구들이 일견 할 때는, 미대의 조소과에서 사용하는 것 하고 유사한 것이 많이 있군요. 기법에 따라 필요에 따라서 발달하다 보니까 이렇게 정밀한 것들이 만들어졌나 봅니다.

   

홍 : 중국은 워낙 인구수가 많다 보니까. 생각들도 그만큼 많을 거 아니 예요, 우리가 기물을 만들고 나서 낙관을 찍잖아요? 이때 흙이 너무 굳으면 잘 찍히지가 않고, 또 좀 무른 상태에서는 쑥 들어가버리죠. 그런데 그들은 어떻게 하는지 알아요? 이렇게 이런 게 있어요. 이렇게 밑에다 받쳐주고 찍으면 안 들어 가잖아요. 기물이 찌그러지지 않아요. 아런 식으로, 기발한 발상들이 많습니다.



질문 : 그럼 뚜껑제작을 할 때는, 다관에다 맞춰서 제단을 한다는 거 아닙니까? 먼저

홍 : 만들어놓으면 만들면서 사이즈를 재요. 재놓고 하면 미동이 없죠 딱 들어맞아요

질문 : 이걸 한번 굽고

홍 : 아뇨 이것을 우리는 재벌까지 하죠

질문 : 우리 흙은 그렇게 했을 때, 열 때문에 큰 변화가 없나요? 자사호는 한번 밖에 굽지 않는다고 했는데.

홍 : 건조과정에서 터지지 않으면은 거의 괜찮아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예를 들어서 흙이 제대로 토련이 안 되었을 때, 안에 기포가 있었다. 그러면 그냥 완전히 대폭발을 하는 거죠

질문 : 그렇게 해서 지금 자사호 기법을 활용해가지고 한국 도예에 새로운 장을 열어가는구나

홍 : 그게 대동다관 이예요. 그래서 지금 선생님이 특허청에 특허를 출연해서 며칠 전에는 가 번호를 받았다고 하시더군요

질문 : 나는 그래서 대동다관이라는 것이 디자인의 차이인가? 여러 가지로 생각을 했는데 제작방법에 있군요. 한번 구체적으로 두 기법을 접합하는 방법을 설명해주실 수 있습니까.

홍 : 저 같은 경우는, 흙 판이 어떻게 되냐 하면 딱 요 사이즈거든요. 이게 한 8cm 9cm 정도 되는데 요 사이즈 위에다가 맞아 떨어지는 원통을 세우는 거예요. 원통을 새워가지고 이렇게 볼륨이 있는 것을 해야 되는데 이 흙이 만져보시면 아시겠지만 굉장히 얇아요, 그다지 무겁지 않아요. 지금 이게 덜 말라서 그런데 마르면 훨씬 더 가볍죠.

우리 전통기법이랑 접목을 시켰다는 것은 이런 것인데, 원통 상태로 올려놓고 이런 각종 도구들을 이용해서 이 물레를 돌리면서 천천히 내밉니다. 그 사람들은 쳐가잖아요 우리 작업실에도 쳐서 하는 사람이 있어요. 밀어내서 형태를 만들어내는 사람은 저 밖에 없거든요. 이렇게 밀어내서 형태를 잡고 그 다음에 내가 원하는 형태가 됐으면 위를 마감하고 나중에 따내죠. 그 다음에 그 치수를 적어놓고 뚜껑을 만드는 겁니다. 그렇게 해서 지금 완성이 된 게 저기 있는 거예요.

뚜껑 조심하세요. 마르기는 했는데 이 흙이 다른 것하고 또 달라요. 이것은 일반 백토이고, 이것은 캐스팅 용으로 나온 건데 흙이 정말로 고약해요 아무튼 힘을 대단히 많이 들여서 해야 합니다. 이런 홍차 주전자들이 많이 화려해요. 사람의 손으로 만든 것을 외국에서는 캐스팅해 가지고 핸드 메이드 라고 하는데 그게 그림만 화려하게 그리는 거든요. 저는 형태에서 조금 화려함을 시도해 보고 있습니다. 제가 지금 자주 다루는 문양이 나비다 보니까 나비를 입체적으로 하고, 굽도 그래서 형태를 이런 식으로 주는 거죠.




질문 : 우리 전통적인 물레 작업하고 섞어서 장점이 있는 부분은 그냥 그대로 하고, 자사호 기법이 유용할 때는 활용한다는 말씀인데, 실제 대동다관을 해오면서 성과가 어때요?




2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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