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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0-10-27 16:10
[조선일보]이제는 문화다! 지식인 현장리포트 :왜 문화인가?
 글쓴이 : 편집부
조회 : 3,338  

한국, 물질적으론 풍요로운데 선진국 비해
문화수준은 뒤져 갈등 관리할 사회적 지혜 찾아야

한국은 계층·이념·지역·세대 갈등에 시달려 왔다. 민주화 이후 지난 20년간을 돌이켜보면, '갈등의 종합세트'라고 불러도 좋을 각종 유형의 갈등이 다반사로 일어났다. 그 때문에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 지대를 16년간 맴도는 중이다. 경제 성장만이 문제가 아니라, '인간다운 사회'를 향한 국민적 소망이 갈등취약적 사회구조에 의해 지체되고 있다. 투명성, 법질서 등 사회제도의 여러 측면에서 선진국들과 메울 수 없는 격차가 존재한다. 물질적 풍요보다 문화 수준이 뒤처진 '문화지체(cultural lag)'의 전형적 사례이다.

그렇다고 비관적 태도는 금물이다. 한국의 갈등은 제도와 의식의 경장으로 치유 가능한 것임을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 다른 국가에서 보듯 종교·인종 갈등은 너무나 끈질겨 종종 내란을 불러오곤 하는데 한국은 다행히 그런 갈등에서 자유롭다. 다만 근대화·산업화를 거치는 동안 사회정의(social justice)와 공정성(fairness) 문제를 유보했던 까닭에 민주화 시기에 모든 사회성원이 수긍할 동의 기반을 넓혀야 하는 과제에 직면한 것이다.

그런데 이 갈등 양상은 이제 한 고비를 넘어섰다. 전통적 갈등 요인이 사라졌다는 것이 아니라, 집단과 집단이 격돌하는 상태로부터 질적으로 다른 단계로 이미 진입했거나 진입해야 한다는 말이다.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넘어 고소득 시대로 가려면, 이제 전통적 갈등을 총체적으로 해소할 문화가 중요해졌고, 의식의 패러다임적 전환을 꾀해야 할 시점이 되었다.

문화는 제도와 가치관을 총체적으로 일컫는 개념이다. 선진국도 치열한 사회 갈등을 겪었지만 그들 사회 저변에 깔린 문화적 자원으로 극복했다. 일찍이 프랑스 역사학자 토크빌이 발견한 '마음의 습관(the habits of the heart)'의 요체를 다듬어 가는 것에서 현대사회의 갈등을 관리할 정치적·사회적 지혜를 찾아냈던 것이다. '마음의 습관'이란 개인의 욕심이나 권리 주장을 제어하는 시민적 양심, 또는 교양이라고 부르는 무형의 자산이다.

우리가 계층·이념·지역·세대 갈등을 해소할 총체적 자원으로서 '문화'에 주목한 이유가 이것이다. 우리의 사고방식과 가치관에는 각종 이해 갈등에 민감한 어떤 뇌관들이 설치되어 있는가? 그것들을 바꿔 나가자면 어떤 새로운 시선이 필요한가? 지식인들이 생활 주변에서 흔히 접하는 갈등유발의 현상들을 직접 파고 들어가 '마음의 지도' '생각의 지도'를 그리고 거기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보기로 하자.

출처:조선일보 2010년 10월 21일 A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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