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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8-10-14 13:13
꽃을 위한 서시(序詩)
 글쓴이 : 천상의하늘
조회 : 2,945  
꽃을 위한 서시(序詩) 

                   김 춘 수
 
나는 시방 위험한 짐승이다.

나의 손이 다으면 너는
미지(未知)의 까마득한 어둠이 된다.

존재의 흔들리는 가지 끝에서
너는 이름도 없이 피었다 진다.

눈시울에 젖어드는 이 무명(無名)의 어둠에
추억(追憶)의 한 접시 불을 밝히고
나는 한밤내 운다.

나의 울음은 차츰 아닌 밤 돌개바람이 되어
탑(塔)을 흔들다가
돌에까지 스미면 금(金)이 될 것이다.

......얼굴을 가리운 나의 신부(新婦)여.

시집<꽃의 소문>(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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