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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8-08-27 18:12
[극본] 하회 탈춤-1편:백정 마당
 글쓴이 : 편집부
조회 : 4,111  

   하회 탈춤 극본 : 白陽  改作




 
[사진:인사동에서...]   

 

 1. 백정 마당 

백정이 도끼를 들고 춤을 추며 나온다.
백정의 뒤를 따라 소도 나온다.
마당을 장단에 맞춰 한 바퀴 돌고나서  

이마에 손을 얹고 관중들을 죽 둘러본다 . 

 

백정: 이야 사람들 많이도 모였구나.
       소백정 수십년에 소 잡는 것 구경하겠다고 이렇게 사람 많이 모인 건 처음이다.
        FTA해가지고 미국 소 들여오면 쇠고기 값이 내려간다고 하니까,  

        너도 나도 쇠고기 사   먹으려고 왔나본데, 나는 한우만 잡습니더.  

        여기는 한우만 잡아.....
        (소가 들이 받으러 온다, 백정 겨우 피한다.) 

  

백정: 아따 그 놈 성질 한번 고약하네. 
        암만 그래도 맛은 우리 한우고기가 최고란 말이야. 안 그래?
        (소에게 물어본다. 소가 다시 들이 받으러 온다. 백정 겨우 피한다.)
    
백정: 어허, 그놈 사람 말귀를 다 알아듣는 것을 보니 네가 살긴 오래 살았나보다.
        이놈아 자존심 내세운다고 사람 되는 줄 아냐?
        자고로 짐승이란, 사람 말 빼꼼 하게 알아듣기 전에 잡아야 되느니라,
        요즈음 가만히 보아 하자니 정신이 멀쩡한 인간들이 개새끼를 보고, 

       “내가 네 엄마다, 내가 네 애비다.” 하더라만  

        이게 다 말세라 짐승이 사람 되가는 것이 아니고 뭐야.
        못된 소 새끼 사람 되기 전에 어서 잡아야지.
        야야 소야 이리 오너라, 이리 오너라이
       (소가 대가리를 좌우로 흔든다. 백정, 기가 막히다는 듯이 손을  

       허리에 얹었다가 살금 살금 다가간다.  그러나 소에게 받혀서 나가떨어진다. 

       소는 기뻐서 춤을 춘다.
       그 사이  백정이 겨우 일어나 정신이 딴 곳에 가있는 소를 죽인다. ) 

  

백정: 자 여기오신 손님들, 커다란 소 한마리 잡았으니 이것으로 잔치나  

        한번 합시더, 

        소 잡아서 동네 잔치 하고나면 남는게 없다고들 하지만 좋은게 남습니더,  

        뭐가 남는가? 내가 지금부터 그것을 보여주겠습니더. 

  

백정:(껍질 벗기는 동작과 염통을 잘라내는 장면, 그리고 우랑을 자른다.
     나름의 신바람이 나는 춤사위.)
     자자 염통 사이소, 뜨끈 뜨끈한 염통입니더.
     이대로 썰어 회를 해먹어도 좋고, 지글 지글 지글 불고기를 해먹어도  

     천하의 일미라,
     누가 이 염통 살 사람 손들어봐.
     (염통을 들고 객석을 반 바퀴 돈다.) 

  

백정: 허허 아무도 안사겠단 말이지.  

   이 염통으로 말할 것 같으면 사람염통 보다 크다란 것  이 아주 튼튼해. 

   요즘 세상에 못된 짓 한다고 양심 썩어 없어진 양반들한테 선물로사주면 

   딱 좋아, 없던 양심이 절로 강해져서 살기 좋은 세상이 된다니까.
    새치기 하는 인간에, 남의 여자 뺏는 인간에,  

   할 일없이 남들 재미 보는데 사진 찍어다  가 소문내는 인간에,   

   딸 보다 어린 처자를 꼬셔서 회춘 해보려는 인간에 부모 갖다 버리는  

   인간에, 남의 재산 쓱삭하는 인간에, 이거 달아 주면 만병통치야
   (여기 저기 다니며 사기를 권한다.) 

  

백정: 장사 안 되네, 장사가 안 돼.  아무도 안사겠다 이건데,
      여기 오신 손님들은 모두가 양심이 다 안녕하신 분들이라  

      이 염통은 필요가 없을 것이고, 아무래도 이 험한 세상을  

      살아가려면 좋은 양심 가지고는 온전하게 살지를 못할 것이다. 

      하니 염통 팔기는 다 틀렸고 그렇다면 우랑 하나 사이소,  

  

추임새: 우랑이 뭐꼬? 

백정: 우랑? 우랑이 뭔지 몰라?
     (관중을 향해) 참말로 몰라?
     (앉아있는 관중에게 다가가) 모르냐?
     (돌아와)우랑을 모른다고 하니까 내가 설명을 해줄게 우랑은 말이다.
     (우랑을 들어서 흔들어 보이며)바로 이 소부랄이다. 소 부랄.
     (관중들을 향해)자 이 소부랄 사소, 맛 좋고 영양 많고,  

     먹으면 양기가 넘쳐 납니데이. 

     너무 너무 좋은 거야.
     늙어도 밝히는 양반들, 젊은 마누라 둘씩 데리고 사는 양반들,
     용문사 앞에서 뱀탕집이나 찾지 말고 이것 사서 먹어봐.
     자기돈 주고 자기 양기를 돋구겠다는데 눈치 볼 것 뭐 있어?
     공자도 애 놓고 살았어, 지금은 인구가 줄어서 국민연금 낼 사람이 없어서 걱정이야.
     자식 많이 낳으라고 국가가 권장까지 하고 있는데 뭐가 부끄러워.
     담배 많이 피우는 거, 술 먹는 건 끊어라, 끊어라 하면서도,  

     이건 아무리 밝히고 밝혀도 좀 더 밝히시라고 뱀 탕 사다 주잖아, 

     천하에 이 보다 더 좋은 것이 있다면 내나  봐.
     아줌마 하나 사. 

  

백정: 허허 이거 모두가 점잔만 빼고 그놈의 서푼어치도 안되는  

        체면 때문에 장사 망치네.   

        장사 망쳐. 에이 이도저도 안되면 춤이라도 한판 추고가세.
        (우랑을 들고 장난을 치면서 춤을 추다가 별안간의 천둥소리에  

         놀라 겁을 내며 물러간다. )

------------0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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